03:16 [익명]

전자담배 피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침 저희 아버지가 전담을 피우시는데 담배 피우지 말라고하면 항상 전담은 담배가

저희 아버지가 전담을 피우시는데 담배 피우지 말라고하면 항상 전담은 담배가 아니다, 이건 그냥 물이다.라는 말씀을 하시는데요..예전에 연초 피우실땐 그래도 밖에서 피우셨는데 전담을 피우시기 시작하면서 집 안에서도 피우십니다. 냄새 너무 역해서 못 참겠어요! 그래서 이런 저희 아버지께 해줄 수 있는 일침 알려주세요ㅠㅠ

저도 베이핑을 처음 시작했을 때 아버님과 똑같은 실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연초를 끊고 전자담배로 전향했을 때, 몸에서 쩐내가 나지 않고 과일 향 같은 게 나니까 저도 모르게 '이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방 안에서 피우곤 했거든요. 당시에는 그게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수증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비흡연자인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 특유의 인공적인 향이 공기 중에 꽉 차고, 환기를 해도 묘하게 남는 텁텁함이 정말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가족들과 진지하게 다투고 나서야, 냄새가 덜하다고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질문자님의 답답한 심정이 글 너머로 느껴져서 남 일 같지가 않습니다.

우선 아버님께서 말씀하시는 "이건 그냥 물이다"라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틀린 사실입니다.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연기는 단순한 수증기가 아니라, 액상을 가열하여 생성된 '에어로졸'입니다. 이 안에는 프로필렌글리콜(PG), 식물성 글리세린(VG), 니코틴, 그리고 각종 향료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연초를 태울 때 나오는 타르나 일산화탄소보다는 덜 해로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깨끗한 물 수증기인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실내에서 피우게 되면 이 성분들이 벽지, 커튼, 그리고 가족들의 호흡기로 들어가는 것이니 명백한 간접흡연 피해가 발생합니다.

아버님께 해드릴 수 있는 현실적인 일침을 정리해 드립니다. 감정적으로 화를 내기보다는 팩트를 기반으로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빠, 이게 물이면 가습기처럼 들이마셔도 몸에 좋아야 하는데 아니잖아. 이 연기 속에 들어있는 화학 성분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내 폐로 들어오고, 집안 벽지랑 가구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밖에서 담배 냄새 안 풍기고 들어오시는 건 정말 감사하지만, 집 안은 우리가 다 같이 쉬는 공간인데 화학 약품 냄새 맡으면서 쉬고 싶지 않아요. 제발 베란다나 밖에서 피워주세요."

그리고 질문자님께서 "냄새가 너무 역하다"고 하셨는데, 이는 아버님께서 사용하시는 액상의 품질 문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시중에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저가형 향료나 정제되지 않은 원료를 섞어 만드는 액상들이 많은데, 이런 제품들은 베이핑 할 때는 달지 몰라도 뱉어낸 연기에서 찌든 화학 약품 냄새나 꼬릿한 냄새가 심하게 남습니다.

만약 아버님께서 정 밖으로 나가는 것을 힘들어하시거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면, 사용하시는 액상이라도 품질 좋은 것으로 바꾸시길 권해드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도 15년 동안 베이핑을 해오면서 실내 냄새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초고농축 향료를 사용해 깔끔하게 만들어진 콩즈쥬스를 사용하고 나서는 주변에서 냄새가 역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좋은 원료를 쓴 액상은 뱉어낸 후에도 불쾌한 잔향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아버님 건강과 가족들의 코를 위해서라도 저급 액상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부디 아버님과 대화가 잘 통하셔서 쾌적한 집안 환경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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