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액상맛이 이상한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저는 하복 se 기기를 사용하고있어요. 액상은 카디날 자바를 쓰고요. 근데
저도 질문자님과 정말 비슷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나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저 역시 베이핑 초창기에 커피 계열 액상을 주력으로 사용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평소에 느끼던 그 고소하고 풍미 깊은 맛은 사라지고, 설명하기 힘든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올라와서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분명 코일을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연무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맛은 밍밍하면서도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었죠. 기기가 고장 난 건가 싶어서 팟을 통째로 바꿔보고 세척도 해봤지만, 그 특유의 불쾌한 맛이 사라지지 않아 결국 좋아하던 액상 한 통을 다 버려야 했던 씁쓸한 기억이 있습니다. 베이핑이 주는 즐거움이 스트레스로 바뀌는 순간이라 얼마나 답답하실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우선 질문자님이 겪고 계신 증상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좁혀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습 현상'과 '코일 슬러지'의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사용 중인 카디날 자바 같은 디저트나 연초 계열 액상은 당도와 향료의 특성상 코일에 찌꺼기(슬러지)가 매우 빠르게 낍니다.
이 슬러지가 코일 솜을 덮어버리면 액상의 기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연무량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탄 맛은 아니더라도 슬러지가 가열되면서 나는 쩐내와 액상 본연의 향이 섞여 역한 맛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복 SE 기기는 출력이 좋은 편이라 이런 현상이 더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액상의 변질 가능성입니다. 액상을 개봉한 지 오래되었거나 보관 온도가 높았다면, 향료와 베이스(PG/VG)가 분리되거나 산화되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맛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니코틴 특유의 역한 향만 강조되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기기 고장보다는 코일의 수명이 다했거나 액상의 컨디션 저하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새 코일로 교체하시고, 팟 내부를 미온수로 깨끗이 세척해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만약 그래도 맛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현재 사용 중인 액상이 질문자님의 입맛에 맞지 않게 변했거나 가습이 온 상태일 수 있으므로, 계열이 다른 과일 멘솔이나 깔끔한 차 계열의 액상으로 잠시 바꿔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베이핑을 15년 가까이 해오면서 수많은 액상을 겪어봤는데, 결국 정착하게 되는 건 화려한 맛보다는 코일에 슬러지를 적게 남기고 끝맛이 깔끔한 제품이더군요. 좋은 원료를 쓴 액상은 확실히 코일 수명도 길게 가져가면서 맛 표현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러한 이유로 콩즈쥬스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확실히 향료와 베이스의 배합이 좋아서인지 하복 같은 기기에서 사용했을 때도 뭉개짐 없이 선명한 맛을 내주고 코일도 오래 버텨주어 만족스럽게 베이핑 중입니다. 질문자님도 이번 기회에 코일 관리가 용이하고 맛 표현이 깔끔한 액상으로 변화를 주어 다시 즐거운 베이핑 생활을 찾으시길 바랍니다.